1. ‘제국’의 공간, 환구단에서 역사를 만나다지난 30편에서 우리는 ‘제국’이라는 말이 근대 한국 사회에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그 낯설고도 강력한 단어가 조선 말기에서 대한제국 선포를 통해 어떤 변화를 불러왔는지 살펴보았다. ‘제국’은 단순한 명칭을 넘어 당시 동아시아의 힘의 균형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근대 국가의 정체성을 의미했다. 특히 이 개념은 고종 황제가 환구단에서 거행한 황제 즉위식이라는 상징적 공간을 통해 현실로 구현되었다. 환구단은 1897년 10월 12일 대한제국 황제 즉위식을 거행한 장소로, 당시 세계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고종의 의지가 함께 담긴 근대 국가의 출발점이었다. 이곳은 단순히 제사를 지내던 제단을 넘어서 근대 국가로서 새로운 자존과 위상을 세상에 선포한 상징적 공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