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속에서 제천의례는 단순히 농사의 풍요를 빌던 행사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질서를 재확인하고 왕권의 신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정치·문화적 의식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대 한민족의 대표적인 제천의례인 '고구려의 동맹(東盟)'과 '신라의 팔관회(八關會)'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두 의식은 모두 음력 10월 무렵 수확이 끝난 시기에 거행되었고, 공동체 구성원이 모여 조상과 하늘에 제사를 올리며 가무와 연회를 즐기는 행사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단, 동맹은 부족 국가 단계에서 건국신과 천신을 함께 모신 집단적 추수 감사제라는 성격이 강했지만, 팔관회는 불교가 도입된 뒤 불교의 팔계재(八戒齋)와 고구려 동맹 전통이 결합한 국가적 의례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1. 고구려의 동맹 – 공동체를 결속시킨 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