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동의 복합 공간성과 종교·교육의 확산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 정동은 단순한 외교 지구를 넘어서, 서양 선교사와 교육가들이 모여드는 종교·교육 중심지로 변모했다. 이는 고종이 환구단을 중심으로 황제권을 선포하고, 외교를 강화하는 한편, 문명화된 국가로서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하고자 한 전략과도 관련된다. 외국 공사관이 밀집한 정동은 곧 서양 종교와 교육 기관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고, 이는 한국 근대화의 종교·교육 측면을 상징하는 공간이 되었다. 미국 북장로교와 감리교는 1880년대 초부터 조선에 선교사를 파견했으며, 정동은 그 활동의 핵심 무대였다. 초기 선교사들은 단순한 포교 활동을 넘어 병원, 학교, 고아원, 여성 교육 기관 등을 설립하여 조선 사회에 근대 문명을 이식하는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