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근대 역사와 현대 미술의 만남
덕수궁 내 석조전과 그 옆에 위치한 석조전 서관은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품은 건축물이다. 석조전은 고종 황제가 근대적 국가로서 대한제국의 위상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자 1900년대 초 착공한 서양식 석조건물이며, 서관은 1938년 완공되어 ‘이왕가미술관’으로 개관하여 조선 왕실 문화재를 전시하였다. 일제강점기 식민 통치와 문화 정책의 산물이기도 한 이 공간은 오늘날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으로 새롭게 단장되어 한국 근대미술의 중심 전시장으로 거듭났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서울 중심부의 역사적 공간에 자리 잡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문화적 장을 제공한다. 전시 공간으로서의 덕수궁관은 구한말, 일제강점기, 광복 직후 시기까지의 근대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이 주로 전시가 된다. 특히 서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이곳은 시민들이 역사적인 궁궐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도 근대미술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문화 허브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덕수궁관은 근대미술과 역사적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도록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석조전과 서관의 고풍스러운 외관과 내부가 근대미술 작품들과 어우러지며, 시간이 겹친 느낌을 주는 점이 이곳만의 매력이다.
덕수궁 주변 관광과 연계해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들를 수 있는 위치적 이점도 크다. 덕수궁 정문에서 걸어서 바로 접근할 수 있으며, 근처의 서울광장과 시청 일대 관광지와도 연결되어 있어 역사·문화 탐방 후 근대미술 감상을 곧바로 이어갈 수 있다. 덕수궁관은 단순한 미술관을 넘어, 서울 도심에서 근대와 현대가 만나는 문화의 교차점으로서 매일 새로운 예술과 이야기를 창출하고 있다.
2️⃣ 오드하우스 – 100년 전 건물에서 즐기는 시간 여행의 식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후문으로 나와 국립정동극장 방향으로 5분 남짓 걸으면, 붉은 벽돌 건물이 눈에 띈다. 이곳은 바로 ‘오드하우스’로, 구 신아일보사 별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레스토랑이다.
1930년대에 건축된 이 건물은 처음엔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건축되어 미국기업인 미싱회사로 사용되다가 1969년 신아일보사가 매입하여 몇 년 후 3,4층을 증축하였다. 구 신아일보사 별관은 당시 한국 근대 언론의 중요한 공간이었으며, 일제 당시 건축되어 보존이 잘 되어 있는 근대건축기술사적 가치를 지녔다. 이 건물은 2000년대 초반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근대 미디어와 건축 역사를 동시에 간직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오드하우스는 이러한 역사적 공간의 가치를 살려, 건축물 본연의 멋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세련된 인테리어와 식음 공간을 마련했다. 이곳의 메뉴는 신선한 제철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파스타, 리조또, 그리고 고급 스테이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창가 자리에 앉으면 주변 근대 건축물들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 식사와 함께 근대 서울의 정취를 깊게 느낄 수 있다. 방문객들은 단순히 식사를 즐기는 것을 넘어, 100년 가까이 되는 시간을 품은 건축물에서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경험을 체험한다.
오드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은 근대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건축학도, 사진가, 여행자 등 다양하며, 이 공간에서 느긋한 식사와 휴식을 통해 서울의 깊은 역사성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식사를 마친 후 주변 덕수궁과 환구단으로 이어지는 근대 서울 산책길을 따라 걸으면, 과거와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서울의 매력을 온전히 체감할 수 있다.
3️⃣ 카페다락 – 창문 너머로 덕수궁을 품은 카페
오드하우스에서 나와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서울시청 맞은편에 위치한 서소문청사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 건물 13층에 자리한 ‘카페다락’은 덕수궁과 서울 도심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숨은 명소다.
카페다락은 이름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현대적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내부는 넓고 채광이 잘 들어 밝으며, 창가 쪽 좌석에서는 덕수궁 석조전과 돌담길, 그리고 서울광장과 시청 주변의 도심 풍경이 탁 트여 펼쳐진다. 특히 사계절 변화에 따라 덕수궁 주변 경관이 달라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어,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서울의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모습을 여유롭게 즐긴다.
특히, 카페다락은 점심시간과 퇴근 무렵에 직장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소다. 덕수궁과 근대 역사 공간을 둘러본 후, 혹은 서울광장에서의 산책을 마친 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커피 한 잔으로 머리를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카페다락은 덕수궁과 서울광장 사이에서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서울의 풍경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꼭 추천할 만한 공간이다. 역사의 무게를 품은 근대 서울을 걷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이며,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된 이곳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4️⃣ 서울광장 – 역사와 시민의 공간
서울광장은 일제강점기 경성부청(현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시작해 해방 이후 서울시청 앞 대표 공공광장으로 자리 잡았다.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2002년 한일월드컵 거리 응원 등 수많은 정치·사회·문화 행사가 열린 상징적 공간이다.
최근 서울시는 광장을 전면 재정비하여 2025년 ‘서울광장정원’으로 새롭게 개장했다. 이 정원은 원형 잔디광장 대신 다양한 꽃과 나무, 계절별 식재가 어우러진 녹색 도시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시민들이 휴식과 산책을 즐기며 도심 속 자연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친환경 공간과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과거 집회와 축제의 공간에서 벗어나 일상 속 쉼터로 변모한 서울광장정원은 역사와 현대가 어우러진 새로운 시민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민들은 낮에는 정원 산책과 휴식을 즐기고, 야간에는 조명과 함께 다양한 문화행사를 경험하며, 서울의 역동적 삶과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5️⃣ 환구단 – 하늘에 제사를 올린 제국의 제단
서울광장에서 도보 5분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문화재, 환구단이 있다. 1897년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세운 제단이다. 원형의 제단과 팔각지붕의 황궁우, 그리고 석고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국의 천단(天壇)과 유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제단이 아니라, 대한제국이 자주국임을 천명한 정치적 공간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 대부분의 부속 건물이 철거되었고, 지금은 황궁우와 일부 제단만 남아 있다. 고층 빌딩 사이에서 조용히 서 있는 이 제단은, 화려한 관광지와는 다른 제국의 꿈과 한이 서린 깊은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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