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정동, 외교와 권력의 경계선정동 일대는 단순한 행정·문화 지역이 아닌, 국제 외교와 제국 권위의 경계 지대였다. 이곳은 19세기 말부터 외국 공사관들이 집중되면서 '외교의 길목'이 되었고, 고종은 이를 적극 활용하여 열강과의 외교전 속에서 정치적 생존을 모색했다. 러시아 공사관과 미국 공사관이 나란히 자리한 거리, 그 틈에 위치한 정동교회와 배재학당, 그리고 중명전과 덕수궁은 그 자체로 대한제국의 권역 전략이 얼마나 외교 지형에 의존하고 있었는지를 드러낸다. 정동은 내정(內政)과 외교가 만나는 실질적 경계 공간이었고, 대한제국은 이 공간을 통해 자신이 근대 국제질서의 일부임을 강변하고자 했다. 2️⃣ 외교 공간으로서의 중명전: 제국 외교의 전초기지1901년 덕수궁 화재 이후 고종은 중명전을 거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