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서론 — 천둥과 함께 태어난 권위의 신슬라브족의 대지 위에 울려 퍼지던 천둥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신의 분노이자 질서의 경고로 여겨졌습니다. 동유럽·중유럽 전역에 퍼져 있던 슬라브족은 기원후 6~7세기 무렵부터 오늘날의 우크라이나·폴란드·벨라루스·러시아 서부 일대에서 집단적 정착과 국가 형성을 시작했는데, 이 무렵에 등장한 것이 바로 '페룬(Perun)'입니다. 그는 하늘의 꼭대기에 앉아 번개와 폭풍, 전쟁과 맹세를 주관하는 신이었고, 슬라브 세계를 지배하는 최고신으로 숭배되었습니다. 페룬 숭배의 발생 시기는 이처럼 슬라브족의 국가적 정체성이 막 움트던 6~7세기경으로, 인도유럽계 천둥신 계열(게르만의 토르, 그리스의 제우스, 인도의 인드라)과 계보적으로 연결되지만, 슬라브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