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 2

[광무개혁과 환구단의 세 시기③] 제국 쇠퇴기, 환구단의 그림자

1️⃣ 러일전쟁과 외세의 격돌: 조선반도의 지정학적 재앙1904년 2월, 러일전쟁이 발발하면서 대한제국은 다시 한번 열강의 각축장 한가운데로 내몰렸다. 일본은 전쟁의 전초로 조선을 선점하려 했고, 러시아는 만주와 조선을 연계하는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려 했다. 이러한 대립 속에서 대한제국은 중립을 선언했지만, 일본은 이를 무시하고 조선 내 군사 점령을 감행했다. 1904년 2월 23일 체결된 ‘한일의정서’는 조약의 외형을 취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일본이 대한제국 영토에서 자유롭게 군사작전을 펼칠 수 있도록 한 조치로, 대한제국의 영토 주권을 침해하는 조약이었다. 조선은 선택권 없이 이 조약에 서명해야 했고, 이는 외교권 박탈로 이어지는 을사늑약의 전단계가 되었다. 환구단에서 천명한 자주독립의 이상은 국..

환구단 답사기 2025.07.22

환구단과 대한제국의 탄생: 고종 황제는 왜 하늘에 제를 지냈는가?

1️⃣ 하늘에 제를 올린 황제, 고종의 결단1897년 10월 12일, 서울 도심에 세워진 환구단에서 고종 황제는 하늘에 제를 지내는 ‘천제(天祭)’를 올렸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대한제국이라는 새로운 국가의 출범을 공식화하는 정치적 선언이자 외교 전략이었다. 조선은 청일전쟁과 갑오개혁을 거치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있었고, 고종은 이런 시기에 자주독립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려 했다. 국호를 ‘대한’으로 바꾸고 자신을 황제로 선언한 이 행위는 중국의 조공 체제를 부정하고 독립 국가로의 의지를 천명하는 것이었다. 이 모든 의식의 중심에는 바로 환구단에서 진행된 천제가 있었다. 고종은 황제로 즉위함으로써 조선이 더 이상 중국의 제후국이 아닌 완전한 주권 국가임을 알리고자 했다. 이러한 배경..

환구단 답사기 202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