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보와의 첫 만남 – 여행자의 눈에 비친 신성한 돌무더기몽골을 여행하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산맥이 이어지고, 그 사이에 돌을 쌓아 만든 독특한 구조물이 드물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저는 2024년 봄 몽골 올레길 2코스를 걷던 중 산 정상 아랫부분에서 처음으로 오보(овоо)를 마주했습니다. 흔히 보인다는 설명과 달리, 제 여정에서 오보는 단 한 번만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의 경험은 아주 강렬했습니다. 바람에 푸른 천 조각이 나부끼고, 작은 제물이 놓여 있는 풍경은 단순한 돌무더기를 넘어선 힘을 풍겼습니다. 여행자로서 발걸음을 멈추고 경건한 기운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몽골어에서 오보는 ‘더미, 무더기’를 뜻합니다. 원래는 유목민들이 길을 표시하거나 산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세운 표..